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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시가지 가로수 가지치기.
 진주 시가지 가로수 가지치기.
ⓒ 진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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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가로수 가지치기를 두고 논란이다. 나무 둥치만 남기고 가지를 싹뚝 잘라버리는 일명 '전봇대나무' 내지 '닭발나무'로 불리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

3일 진주환경운동연합은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의 가지치기 지침을 명확히 하고, 가로수와 도시숲을 관리하는 민관 공동의 구조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진주 시가지 곳곳에서 가로수 가지치기가 벌어지고 있다. 가로수는 대개 플라터너스와 메타세콰이어로, 일부 나무의 경우 가지를 모두 자르고 뭉치만 남겨주고 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생명의 싹을 자르는 일"

진주환경운동연합은 "진주 전역에 걸친 도심의 가로수 가지치기로 깨어나는 생명의 싹을 자르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가로수에 대해 이들은 "삭막한 도로에 생명감을 불어넣고, 도시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며 거리의 미관과 국민보건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현실의 가로수는 머리가 잘리고, 가지가 잘리고 있다. 말 그대로 '성한' 나무가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가로수는 똑같은 가지치기 형태로 흉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나무 하나하나가 크기와 생장 속도 등이 다른데, 어떻게 가지치기 모습은 하나같이 똑같을까"라고 물었다.

이들은 "가로수 관리를 위한 법제도와 행정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실상은 과도한 가지치기로 살아있는 나무의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산림청의 '가로수 조성 및 관리규정 고시'를 언급한 이들은 "가지치기의 대상과 기준에는 가지를 얼마나 자르거나, 자르면 안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그래서 지자체의 올바른 가로수 관리를 위한 제도나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주시에는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가 제정돼 있다. 이 조례에는 "가로수는 자연형으로 육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수형의 변화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가로수의 건강한 생육과 아름다운 수형, 도로표지 및 신호등 등과 같은 도로안전시설에 대한 시계 확보, 전송·통신 시설물의 안전 등을 위하여 가지치기를 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부산에서는 2021년 12월, 시민들이 가지치기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나무와 숲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나무는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존재로서 탄소중립, 기후위기시대 인간의 과도한 욕구와 필요에 의해 착취당해서는 안 된다. 나무는 지구의 일원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부산나무권리선언'을 제창하기도 했다.

이를 언급한 진주환경운동연합은 "가로수도 잘 관리하면 훌륭한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고, 도시숲의 기능을 할 수 있다"며 "이제라도 가로수의 가지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 가로수들이 도심 내 탄소 흡수원으로 그 몫을 다할 수 있게, 무조건 가지를 잘라내는 행위를 멈추고 그들의 가지와 잎을 계속 가질 수 있게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진주시는 조례의 가지치기 지침을 명확히 하고, '도시숲 등의 조성·관리 심의위원회'를 통해 가로수와 도시숲을 관리하는 민관 공동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후위기 대응 효과"... 진주시 "안전 위한 조치"

조경전문가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 역시 "가로수가 자라면서 낙엽이 떨어지고 어두워지기도 하며, 상가의 간판을 가리기도 해 민원이 발생한다"며 "가지치기는 적당하게 해야 하는데 요즘은 일손이 부족한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왕창 잘라내서 다음 가지치기 시기를 늦추기도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도심 나무는 특히 요즘 같은 기후위기시대에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가지치기를 싹둑 해버리면 가로수 역할이 없다. 이산화탄소 흡수라는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지치기를 지나치게 하면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이전에 했던 가지치기 이후에 자라난 자기를 자르고 있다"며 "플라터너스는 1년에 한 번씩하고 다른 수종은 2년에 한번씩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로수 가지가 무성하면 민원이 발생하고, 특히 안전 문제가 있다"며 "가로수와 전깃줄이 거의 같이 공존하는데, 전깃줄 안전을 위해 한국전력공사에서도 가지치기를 요청하기도 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면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진주 시가지 가로수 가지치기.
 진주 시가지 가로수 가지치기.
ⓒ 진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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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로수, #가지치기, #진주시청, #진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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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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