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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알면서도 모르는 지리산둘레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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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영진 작성일20-06-09 13:12 조회6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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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 '오늘의 경남'에 고정 출연 중인 숲샘의 어제 방송 내용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MBC라디오 ‘오늘의 경남’]2020.06.03
알면서도 모르는 지리산 둘레길 이야기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여유롭지 못한 채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날씨는 점점 더워져 마스크 속 답답함만 쌓여 가는데요. 오늘 <수요일에 만나는 환경이슈>에서는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물론 숨 가쁜 호흡을 가다듬으며 걸을 수 있는 경남 근교, ‘지리산 둘레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리산 초록걸음 최세현 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 둘레길은 지역마다 생기고 있는 추세인데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걷기 열풍을 일으킨 것으로는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대표적이죠. 경남 근교인 지리산 둘레길은 어떤 곳이죠?

지리산 둘레길은 2007년 사단법인 숲길이 만들어지면서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조사와 설계를 시작, 2008년에 시범구간인 남원 산내면에서 함양 휴천면 구간을 개통하면서 본격적으로 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에 지리산권 5개 시군 즉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을 잇는 274Km 전 구간이 완전개통되었고, 현재는 순환로와 지선을 포함 120여 개 마을을 잇는 21개 구간 295Km의 지리산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 ‘제주도 올레길’에서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을 뜻하는데요, ‘지리산 둘레길’은 어떤 뜻이 담겨져 있죠?

지리산 둘레길을 말할 때 맨 먼저 생명과 평화의 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국립공원 1호이자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에서 지리산댐 건설 논란이 한창이던 2004년, ‘생명 평화’를 이 땅에 뿌리고자 길을 나선 종교계 순례자들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그 제안이 다듬어지고 구체화 된 게 지금의 지리산 둘레길입니다. 경남 전남 전북이라는 지역 간의 벽을 뛰어넘어 하나의 길로 이어진 지리산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지리산 둘레길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제주 올레길처럼 지리산 둘레길에도 번호가 매겨져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요?

먼저 지리산 둘레길은 순환형이라 굳지 번호보다는 어느 마을에서 어느 마을까지로 표현, 마을 이름을 불러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시작점은 편의상 1코스 시작점인 남원 주천면이라 할 수 있고 천왕봉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21코스 마지막 고개인 밤재를 넘어 다시 주천마을에서 마무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한 구간 거리는 평균 13~4Km 정도인데 한나절에 걸을 수 있는 거리로 보면 됩니다.

- 지리산 둘레길이 생긴 이후 전국적으로 지자체에서 걷는 길들을 만들고 있는데, 지리산 둘레길만의 장점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리산 둘레길은 말 그대로 어머니의 산 그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그래서 지리산 둘레길 앞엔 항상 ‘생명 평화’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례의 길이자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치유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둘레길 길 안내를 할 때마다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는 불편한 진실 세 가지가 있다고요. 첫째로는 결코 둘레만 도는 길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1개 구간 중 두세 곳 빼고는 구간마다 가파른 고개가 한 개 이상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해발 900m가 넘는 오르막길도 있는 게 지리산 둘레길입니다. 만만하게 보았다간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불편한 진실은 둘레길이 숲속 오솔길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둘레길 중 3분의 2 정도는 포장된 도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래 둘레길이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로 장 보러 다니고 농사지으러 다니는 길로 없던 길을 새롭게 만든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길을 연결만 했기 때문에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도 있고 심지어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아스팔트 도로도 걸어야 하는 게 지리산 둘레길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지리산 둘레길은 흥청망청 노는 관광의 길이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생명 평화의 길 즉, 성찰의 길이 지리산 둘레길의 진정한 의미라는 겁니다.

- 지난해 10월, 지리산 둘레길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요?

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요, 지리산 둘레길 295Km가 세계 최장 야생화 트레일로 인증을 받아 세계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가 되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퍼져라 들꽃 향기”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봄부터 60여 명의 자원봉사단과 함께 둘레길 주요구간에 대한 월 2회의 들꽃모니터링을 진행하여 자료를 취합 정리했고 그 모니터링단의 활동에 힘입어 지리산 둘레길이 지난해 10월에 ‘세계에서 가장 긴 야생화 트레일’로 기네스에 등재되기에 이르렀던 거죠. 물론 저도 그 모니터링단원으로 함께 활동을 했기에 더욱 더 뿌듯한 마음입니다. 물론 둘레길에는 만나기 힘든 귀한 들꽃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개망초나 애기똥풀, 쑥부쟁이 같은 들꽃들이 있었기에 세계 최장 야생화길이 될 수 있었겠죠.

- 몇 해 전부터 지리산 둘레길 열풍이 잠잠해져 이용객들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요, 현재 연간 이용객은 얼마나 되는지요?

제 개인적 생각은 지리산 둘레길에 너무 많은 이용객이 찾는 것도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연간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 70만 명이었는데 그 이후 다른 곳에도 걷는 길이 많이 생겨 이용객이 줄어들어 지난해와 지지난해부터는 연간 40만 명가량 지리산 둘레길을 찾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들이 훨씬 더 줄 거로 예상이 됩니다만 오히려 요즘 같은 상황에서 둘레길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둘레길 코디네이터로서 지리산 둘레길은 대표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곳인가요?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여전히 유효한 요즘에 아주 적합한 활동으로 저는 이 둘레길 걷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딱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걷기 가장 좋은 곳이 지리산 둘레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나름으로 지리산 둘레길을 이런 길이라고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고개를 넘어 마을과 마을을 만나는 길, 곧장 오르지 않고 에둘러 가는 길, 들녘을 따라 삶과 노동을 만나는 길, 숲을 따라 숲속의 뭇 생명을 만나는 길, 생명과 평화를 가슴에 안고 걷는 순례의 길 그리고 끝끝내 자기를 만나 위안을 얻는 치유의 길이 바로 지리산 둘레길이라 생각합니다. 아프고 힘들 땐 언제라도 지리산 둘레길을 찾아와 위로받으시길 바라면서 제 말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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