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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대한민국의 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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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성귀 작성일09-06-04 00:59 조회2,2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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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립공원은 대한민국의 허파


김옥경 청주대 교수·한국 자연의 친구들 대표
1960년대는 지금보다도 더 환경보호에 적극적 이었던 것 같다. 산을 푸르게 하기 위해 해마다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었고, 녹지대를 지정해 철저히 보호했다.

그런데 남산은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다보니 녹지로만은 묶어둘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경제적 이익의 추구보다는 딱히 갈 곳 없는 서울 시민의 나들이를 위해 케이블카도 설치하지 않았나 추정해본다. 아마 그 당시 남산의 환경파괴를 최소화해 케이블카를 설치해도 생태계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 남산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팔각정까지 걸어 오르고 휴일에는 대단한 인파가 몰린다. 팔각정 주변은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며 음료수 깡통이나 병과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 그리고 과자봉지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담배꽁초까지 바닥에 즐비해 쓰레기장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사람들은 고성으로 떠들어대 바로 옆사람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이다.

그래도 팔각정 주변은 케이블카 주변에 비하면 형편이 나은 편이다. 케이블카는 하루에 10여시간을 삐걱거리며 운행하는데 그 주변 또한 쓰레기장이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귀가 먹먹할 정도로 울려대는 시끄러운 음악이다. 말이 좋아 음악이지 차라리 공해 수준이다. 잠시 지나가는 사람도 그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에 머리가 아플 정도인데 하물며 그곳에서 매일 시달려야 하는 동식물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문이 아닐까.

이제 남산의 케이블카는 극소수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생태계에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괴물로 변해버렸다. 그럼에도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곳에서 나오는 수입 때문인가. 눈에 보이는 돈만 이윤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케이블카의 손익계산은 장기적으로 밑지는 장사가 아닌지 싶다.

최근 환경부가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를 쉽게 설치하고, 단란주점을 허용하도록 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도 원칙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정이나 국가에서도 아무리 돈이 급해도 헐어써서는 안 되는 돈이 있듯이 지역경제를 살린다고 마지막 남은 보고까지 파헤쳐야 하는 것은 돌아갈 다리를 끊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본다.

만약 정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겠다면 절대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아주 조용히 케이블카를 타게 하고 철저히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남산에서 보듯 확성기로 음악을 틀어놓거나 한밤중까지도 불을 훤히 밝히며 환경을 더럽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행락행위에 대한 인식의 격조를 높여야 할 것은 물론이다.

지금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국립공원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수많은 유흥업소와 국립공원 내에 올무를 놓아 동물을 해치며 살고 있는 민가를 철거하거나 이전해야 할 것이다. 지난 3월에 지리산 반달곰과 그 새끼가 탈진해 얼어 죽은 적이 있다. 이 사건 말고도 수많은 동물이 국립공원 내 민가에서 걸어놓은 올무에 죽어가고 있다.

국립공원은 우리 개개인의 놀이공원으로 전락할 수 없는 곳이다. 대한민국이 숨쉬는 한 보존돼야 할 허파이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줄여줄 우리의 마지막 보루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과 환경부는 좀 더 사명감을 가지고 환경보전의 기본임무에 소홀함이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

김옥경 청주대 교수·한국 자연의 친구들 대표
세계일보 2009-06-01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09-06-09 11:53:43 지리산 지키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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