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14일, 우리는 어김없이 초록걸음을 걸었습니다.
추석연휴가 끼어 한주 앞당겨 다녀왔습니다. 어르신들께 "잡수세요~" 하고 자시오자시오~ 한 유래가 있는
'잣'이 유명한 인월 중군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꽃을 피운다는 고구마꽃을 만났습니다.  이때까지 고구마를 길러봐도 꽃을 본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하며 다들 신기해합니다.


비가 내리다보니 아무래도 산속에 계곡들이 불어났습니다. 비가 오면 배가 넘어 갈 수 있다해서 '배너미재'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 옛조상들의 비유에 웃음지어봅니다. 장항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건너 이동할 때 다녔다는 추억의 길을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건넙니다.






역시 점심식사 맛은 꿀맛이죠? ^^






다가오는 9월 28일에 결혼하는 정상훈&김효진 예비부부!  이날 활약이 굉장했다지요?


산의 모양이 노루 목을 닮았다하여 노루 장(獐)자를 써 '장항' 마을이랍니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당산제를 지내는
400년 된 소나무 당산이 있는데요. 보기만 해도 그 모습에 감탄하고, 그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에 두번 감탄합니다.


장항 마을을 조금 지나 매동마을 입구 전에 있는 카페 '히말라야',   주인장님께서 손수 초록걸음 깃발을 걸어주시고
오늘의 주인공이자 모두가 기다린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첫 순서는 남원국악원에서 직접 배운 대금솜씨로 열어주셨습니다. 아리랑을 비롯, 앵콜곡까지 연주해주셨습니다.




다음은 한지공예, 가죽공예, 오카리나 연주까지 참으로 다재다능한 박영숙 회원의 오카리나 연주인데요.
초록걸음에 알맞게 사뿐히 걷는 노래부터 시작해 자전거를 타고 가는 형식으로 3곡을 재미있게 연주해주셨습니다.
얇고 개구진 듯한 오카리나 소리에 모두가 천진난만 웃음 지을 수 있었습니다.


김승찬-백성혜 부부의 기타연주 입니다. 중후한 아빠의 목소리와 엄마의 노래로 '서른즈음에', '젊은 연인들' 
멋지게 불러주셨습니다.  기타만 치기도 어려운데.. 노래까지 완벽히 해주셔서 감동이었어요!~^^)b 




이번 초록걸음은 처음이지만, 직무연수와 주말농장 등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박창희-최미혜 회원의 딸!
경민이의 리코더 연주입니다.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와 1곡을 더 연주해주었어요. 떨리는 듯 했지만 완벽한 연주를
보여준 경민이~!


이렇게 좋은 날 시가 빠질소냐!  김유철 회원에게 시를 권하다, 최세현 숲샘의 코스모스 흔들리듯 시낭송이 있었어요.
걸으면서도 만날 수 있었던 코스모스를 떠올리게 하는,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였지요.


아쉽게도 마지막 순서인 참가자들을 압도하는 예비부부의 프로급! 우쿨렐레 연주입니다.
메들리로 시작해 마무리되는 즐거운 연주도 참 좋았지만, 무엇보다 알콩달콩 예쁜모습에 모든 참가자들이
즐거워했다는 후문이 있었네요. ^^




작은 음악회 후 매동마을로 30분 가량을 더 걸으며, 노란 우산처럼 생긴 마타리도 만나고 단풍나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추석연휴도, 보름정도 남은 9월도 초록걸음과 함께 잘 마무리 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