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에서 첫사랑의 맛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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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영진 작성일16-05-30 14:46 조회2,640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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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더우니까 시원한 곳으로 가자!"
아이들은 쏜살같이 나무그늘로 갑니다. 나무가지가 햇빛을 가려주고, 바람까지 부는 것 같아 시원합니다.
"나무 밑으로 들어오면 왜 시원할까?" 질문을 풀어가면서 아이들과 눈높이 숲놀이가 시작합니다.
아이 하나가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 뿌리에서 빨아들이는 물이 잎으로 이르면 수증기로 변해서 공기 속으로 날아가요.
근데 물이 날아가면서 주변의 열도 빼앗가 가기 때문에 숲 속, 나무 속이 시원하게 느껴진단다.
천연 에어콘 속에 들어앉은 아이들은 광합성, 증산작용 어려운 용어를 말해주지 않아도 놀면서 저절로 배웁니다.
아파트 안에서 초록 나무들을 하나 하나 만나러 갑니다.
라일락(수수꽃다리)은 늦은 봄에 피어서 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꽃이랍니다.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우리들을 라일락 잎사귀를 입에 넣고 깨물어봤습니다.
맨날 알고도 당하는 것 같아요.
첫사랑의 맛이라는데, 쓴 맛이 잎 안 가득 퍼집니다.
사랑은 언제다 달콤하길 바라지만, 뜻대로 안되는걸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알려주는 게 아닐까 웃음이 납니다.
윤병렬 선생님이 쓴 <라일락 잎 깨물어보세요, 첫사랑 맛입니다>기사원문 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25150
대나무 꼬챙이에 팽나무 열매를 넣어 쏘는 팽총에서 나는 소리가 "팽~" 난다고 해서 팽나무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봄에 하얗게 예쁜 꽃비를 내려주는 나무죠?
아이들이 오며가며 본 꽃이라 쉽게 기억하는 듯, 벚꽃이 피어요! 라고 대답합니다.
잎이 두껍고, 광택이 반질반질한 이 나무는 방화효과도 있는 아왜나무입니다.
이 나무를 부르면 아! 왜!! 라고 대답할 것 같은 농담을 주고 받아보는데, 쉽진 않았네요^^
눈으로 보고, 잎사귀도 만져보고, 라일락 잎에 호되게 당한 뒤라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큰 나무들 사이로 '삑~삑~' 새소리가 납니다.
아이들의 재잘재잘 이야기 소리에 당황한 듯 가만 있다가, 우리가 조용히 눈감고 걸으니 다시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앉으면 소리를 냅니다.
자기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을텐데, 과연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집니다.
나비의 한살이를 놀이로 배웁니다.
서로 알이 되어 만나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이긴 친구는 다음 과정 애벌레, 번데기, 나비가 되면서 놀며 공부하는 중입니다.
숲에서 실컷 놀고 이제 직접 숲을(너무 거창한가요? ^^) 만들어 볼까 합니다
소의 방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소는 먹이를 되새김질하면서 방귀나 트림으로 이산화탄소보다 23배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메탄을 많이 배출합니다.
온실효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답니다.
지나치게 고기중심의 식단을 선호하면서 소를 점점 더 늘여가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지요.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목초지를 만들거나 사료용 작물을 심기위해 산림이 많이 파괴되고 있어요.
고기반찬 적당하게 먹고, 채소도 많이 먹는다면 지구와 우리들의 건강을 같이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작은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재활용 화분에 흙을 담고, 상추모종을 심고 물까지 주고 나니, 모두 어느새 환경지킴이가 됐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우리 땅에서 나는 채소도 많이 먹고, 나무도 아끼고 사랑할거라는 약속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이들과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우리 동네 뒷산에도 나무가 있습니다.
나무 이름을 한번 두번 불러주고, 만져보면서 큰다면
아이들도 엄마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이 가득한 멋진 친구들로 자라지 않을까요?
우리동네 아파트 숲체험을 희망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환경연합으로 전화주세요! ^^
댓글목록
수달좋아님의 댓글
수달좋아 작성일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글로 들리는것 같아요.^^
아파트의 나무들을 자세히 보아야겠네요~